텍스트/생각과시
[詩] 달그림자(밤산책의 수정전 버전)
새벽3시.
2019. 7. 5. 14:48
나무들은 마악 손톱끝을 곱게 들였는데
바닥은 차지도 않은 달빛에 온통 물들어
깊어진 밤이 밤인줄도 모르게 색색이다.
나는 종종하는 걸음으로 길을 걷다
나의 그림자가 핏빛 바닥을 기어서
샛바람에 너풀대는 모습을 보았다.
용암에 부어진 듯 끓어 넘치는 발바닥이
녹아 내리는 금몽둥이 마냥 질질 흘러서
위로 위로 길게 길게 검은 길을 만든다.
내일이면 내 발바닥은 단단하겠지
해가뜨면 검게 탄 길도 사라지겠지
잠이 들면 깊은 밤도 아침이 되겠지
20150924. 2358.
요즘 자주 체해서 또 체기가 있기에 밤산책을 나섰다.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 아직 다 채워지지 않은 보름달인데도
하늘은 밝아 별이 보이지 않았고
바닥은 붉게 붉게 색을 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