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생각과시
[생각과수필]흔들림에 대하여
새벽3시.
2019. 7. 11. 12:11
플라타너스의 잎이 무성한데 함박눈이 내렸던 날,
길을 걸어가며 유난히 정체성이 분명한 잎이 바닥에 붙어 있는 걸 봤다.
추위와 양손 가득 무거움과 어딘가로 부지런히 향하던 길에
이 정체성 확실한 잎이 너무 예뻐서 웃음이 났다.
그래서 걸음을 멈추지 않고 지나가며 찰칵 찰칵 찰칵 세 컷을 찍었는데
오늘 늦은 저녁을 먹으며 보니 세 장 모두 흔들렸더라.
하지만 흔들리는 건 좋은거다.
우리는 흔들려야 살 수 있다.
흔들리기에 살아있음이 느껴지고
흔들리니까 바람도 불고 파도도 치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으면 그 건 죽은 것이다.
20151209 2202.
분홍천 -흔들린 사진, 이지영
내 글에 달아놓은 작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