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1 밤
어디선가 애처롭게 새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에 정신이 들어 나가보니
(사실 나갔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어느 알 수 없는 공간에서 내가 그 사실적인 공간에 도달해 있을 뿐이었다.)
그곳은 내가 좋아하는 구정보사 아래 막힌 도로 끝이었고,
그 도로는 로터리처럼 차들이 한바퀴 돌아 나갈 수 있도록 가운데에 둥그런 화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쭈욱 내리막길인 8차선 도로가 나 있었다.
나가보니 파란빛을 띄는 아기새 두마리와 어미새가 쇠사슬 목줄에 메여 파닥거리며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그리고 불독 세마리도 쇠사슬 목줄에 메여 그 아기새들과 어미새를 향해 위협을 가했다.
불독의 모습은 너무 흉측했고 기세가 무지 무서웠다.
나는 아기새를 풀어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불독이 나에게 위협을 가할때마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내가 들고 있던 전단지 같은 걸로 쳐내보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내가 풀어주려하면서 불독으로부터 막으려했던 아기새 두마리가 사라졌다.
꿈에서는 이것을 불독에게 해를 입었다고 생각했지만 해를 입거나 먹히는 장면을 보진 못했다.
그냥 사라져있을 뿐.
이제 어미만 남았다.
어미가 마구 울고 있었고 나는 불독에게 어미만은 구해야한다고 느껴 타임어택이라도 있듯 미친듯이 줄을 끊었다.
그리고 내가 드디어 목줄을 끊은 순간 어미새를 끌어 안았는데
어미새는 내게 안기지 않고 그대로 대로 내리막길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양 날개를 다치지도 않았는데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두 다리로 걸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새가 웅크리고 있는 자세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나는 허탈하고 쓸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순간 깨달아 보니 어미새가 내려가는 도로는 온통 눈이 쌓이고 푸른빛 빙판이 져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미새가 점으로 변하고 끝내 보이지 않을때까지 그저 하염없이 가슴아파하며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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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깨고.
너무 슬픈 꿈을 꾸었다고 하자 그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