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티씨/꿈기록

20150930 새벽4시

새벽3시. 2019. 4. 9. 03:37

결혼식이었다.

그것도 내가 결혼하는 것이다.

기분이 묘했다.

내가 결혼이라니?

좋기도 하고, 결혼할 사람도 없었는데 결혼이라는게 놀랍기도 했다.

 

신부입장 차례가 왔다.

그런데 내 손이 허전하다.

화려하거나 순수하거나 어쨌거나 내 손에 부케가 들려있어야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부케가 없었다.

그러자 마음이 조급해지고 어쩌지어쩌지 싶으면서 기분이 되게 찜찜했다.

주변 사람에게 부케가 없다고, 친구에게 부케가 없다고, 동생에게 부케가 없다고 얘기를 했으나

누구도 이야길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대로 입장을 했다.

입장을 하면서 보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아빠가 아니라 엄마였다.

엄마는 혼주 답지 않은 평상복 차림으로 얼굴이 굳은 채 나와 나란히 걷고 있었고

나는 아빠가 아니고 엄마가 내 입장을 돕고 있다는게 당황스러웠지만 어쨌거나

엄마 손을 잡았다.

하지만 엄마는 내 손에서 애써 손가락들을 비틀어 빼어 뿌리쳤고

결국 나는 오른손은 부케도 없이, 왼손은 신부의 손을 잡아주는 아버지의 손도 없이

두 손 모두 허전하게 빈손으로 덜렁덜렁 입장했다.

 

입장을 해서 보니 결혼할 신랑이 친척 오빠였다.

이게 무슨 황당한..

그런데 꿈에선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오빠는 얼굴을 안본지 십여년이 흘렀는데..

게다가 결혼도 한 사람인데 말이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주례가 우리 아빠였다.

 

이건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

 

나는 하객들에게 신랑과 멀찍이 떨어져 각각 인사를 하려고 돌아서서 하객을 바라보았고

그 바라본 장면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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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이런 꿈을 꾼 것일까?

아무래도 요즘 결혼, 애인, 외로움, 커플, 혼자 사는 것

이 많은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서 그러리라.

하지만 기분이 좋은 결혼식도 마구 우는 결혼식도 아닌..

어쩔 수 없이 하는 결혼, 떠밀리듯 하는 결혼, 내키지 않는 결혼의 기분이었다.

영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