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욕
엄마가 이따금씩 화가나면 욕을 한다.
어제 밤에도 그랬다.
아니, 그보다 앞서 몇 주 전에 그 일로 다투기도 하였다.
어젯밤에 엄마는 또 욕을 했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고 받지 않았다.
성질이 나면 아무말도 듣지 않고 자기 분대로 뱉고 해석해버리고 마는 엄마였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텐데 요새 기말준비에 회사일에 여러가지로 신경이 예민해있고
건강이 나빠진 상황이다보니 이래저래 나도 심기가 많이 불편했다.
엄마가 그러고 끊고 다시 전화를 받지 않아 해명하거나 그게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문자로 욕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지난번 다툼에서도 엄마가 앞으로 욕을 하면 그 욕한대로 살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엄마는 다시 연락이 왔다.
연락을 하자마자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냈다.
그리고 또 다시 전화를 해서 또 욕을 했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끊었다.
그리고 다시는 받지 않았다.
나는 간간히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무식하고 교양없어서가 아니라,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닌데도 화내는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대체 왜,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화부터 내는지, 그냥 좀 마음엔 안들지만 화낼 정도의 일들은 아닌데
살인이라도 낼것처럼 화를 낸다.
아.. 정말..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데..
엄마를 닮을까봐 무섭기도 하면서
엄마가 측은해지기도 하고.. 내일이 시험인데 대체 이게 뭐람.
덕분에 이틀내내 시험공부도 안되고.. 이틀을 망쳐버렸다.
20151205 2149
그런데 말이야..
19년 4월의 지금에서 날 돌아보니..
나는 아기를 낳고 많이 변했더라.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닌데 화를 내고 있어...
엄마를 닮는거 같아서.. 너무 무섭다.
제발.. 성격.. 수양하자수양하자수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