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생각과시

[詩] 사진을 찍다

새벽3시. 2019. 7. 4. 17:22

사진을 찍다.

 

똑딱이, 디카, 데세랄
짐승, 사람, 신
백성, 귀족, 왕

 

세상을 태어난 모든 것은
분류되고 등급이 있다.

 

똑, 탁!
사진을 찍는다.
또하나의 분류와 등급이 생긴다.
풍경사진 인물사진 감성사진 고발사진
버릴사진 소장사진 감출사진 보일사진

 

흉내를 낸다.
조금더 따뜻한 느낌을 줄까
조금더 행복해 보이게 할까
조금더 멋지게 드러내 볼까

 

색 온도를 늘였다
줄여서 차가운 느낌에
늘였다
줄여서 공포스럽게
늘였다
줄여서 슬퍼 보이는
늘였다
줄여서 깊은 새벽처럼
홀로 공원에 앉아 쬐는 가로등빛이 이럴까.

 

1, 2, 3,
이내 늘여 친절하게
줄였다
늘여 따스하게
줄였다
늘여 아련하게
줄였다
늘여 길게 뻗은 노을속에
반짝이는 물빛을 마주한 연인의
가슴처럼.

 

저장하시겠습니까? 예.

 

또하나의 보여줄 사진이 생성된다.

 

20150706 2340

집 앞 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