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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모딜리아니전-영혼을 알 때

새벽3시. 2019. 7. 4. 17:38

어제 관람한 모딜리아니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대표작 몇 점이 빠졌지만
그래도 잘 알려진 그림 중에 황홀한 그림이 있어 나를 서성이게 하기엔 충분했다.
만지고싶고 갖고 싶은 욕구를 일게 했던 그 그림.

 

머리를 푼 채 누워있는 여인의 누드상.
은은한 붉은빛이 반복하여 파도친다.
다리와 몸통과 팔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거친데 매끄럽고 부드러운데 격렬하다.
예쁘다 라는 말을 스무번도 넘게 한 것 같다.
여성의 누드화가 이렇게까지 아름답고 예쁘다고
느껴 부끄러울 정도로 보고 또보고 하긴 처음이다.
오사카에 소장중이라니 꼭 다시 보러 가야지.

 

모딜리아니 그림중에 종종 눈동자가 있는 그림이 있다.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 때 당신의 눈동자를 그릴 것이다."

 

그는 진정 그들의 내면과 교감했을까?

 

이 말에 나는 아름다운 그림에 황홀하고 괴로운 심사로
그의 그림을 보고 또 보았다.

 

지난날, 친밀했던 여러 사람들에게서 나는
너의 눈을 보았다. 라고 말한적이 있다.
나는 그사람의 영혼을 쓰다듬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의 내면은 내 눈 깊숙히 들어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사람의 그림자를 안 것 뿐이었다.

 

나 또한 나의 그림자만을 알 뿐이다.

 

나의 진실된 영혼이란...
그 누구도 똑바로 알기 어려운 것
그저 우린 각자가 가진 영혼의 파편들을 쥐고
서로를 알고 있다고 말한다.

 

08/29 오후 10:53 위치 방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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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맞춘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눈과 눈이 맞춰지는건 서로의 영혼을 드러내는 일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눈맞추기를 시도했지만
심장이 멈추고 붉은간이 녹는듯한 기분은
단 한번뿐이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은 우주의 영속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