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수필] 혼자 산다는 것과 결혼한다는 것
여자가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도 짝을 이루지 않고 혼자 산다는 것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무리에 끼어 술과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나는 조용히 경악 했다.
아니,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십대 중반의 여성이, 그 여성의 나이 전후의 남자들에게 받는 대우란....
앞에서 보기에 역겹기 그지 없었다.
속으로 혼자 분노하며 나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혼, 그까짓 거 친구같은 애인 하나 두고 자유롭게 즐기며 살다가
나이가 들어 정말 외롭게 느껴질 때, 그때 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노골적인, 진심이 담긴, 성난 짐승같은, 더러운, 역겨운.
그 앞에서
노련한, 아무렇지 않은, 익숙한, 어쩔 수 없는.
그 독신녀의 모습이 십 년 뒤 쯤 내 모습 같아 구역질이 났다.
그녀는 어째서 노여워하지 않는 걸까? 분위기 때문일까?
처음에는 노여워했으나 이제는 무뎌진걸까?
아니면 그 나이가 이제는 분노 할 수도 없게 그렇게 만든걸까?
그녀의 모습에서, 표정에서 이미 이런말과 이런 행동들은 이골이 났다는 듯,
이제는 아무리 니들이 지껄여도 익숙해서 괜찮다는 듯.
하필, 왜, 내 앞에 앉았을까?
더이상 그런 모임은 가고 싶지 않다.
집으로 돌아 오는 발걸음이 너무 무겁고, 내 그림자는 유난히 길어보였다.
그날 이후 이 문제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 어쩐단 말인가.. 어쩌지..?
결혼은 이런 이유때문에라도 필요한 것인가..?
어디서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나의 의견에 합의해 줄, 그럼에도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 줄
평생 친구처럼, 그러면서 약간은 거리를 둘 수 있는 그런 풋풋한 사람을 찾는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