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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발, 낡은 구두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4:17
옛것을 보낸다...
이 말이 매우 공감이 가네요. 옛 것을 보내는 기분.
저는 신지도 못하는데 오랫동안 보관했던 구두 한켤레가 있어요.
오랜 시간을 끌고 다니다가 어느 순간에는 그것을 보내줘야한다고 생각했죠.
젊디 젊은 날, 온몸으로 나와 함께 고생을 버텨 준 구두라 쉽사리 버릴 수 없었어요.
한겨울에도, 한여름에도 오직 그 구두와 함께 했고
또 그 구두는 제가 가면 가는대로, 멈추면 멈추는대로 같이 있어줬지요.
밑창은 수도 없이 수선했지만 너무 낡아서 옆구리가 심하게 헤져 더이상 수선이 안될 즈음
저는 새로운 구두를 샀고 그 구두는 신발장 한 구석에 있다가,
상자 속으로 들어갔다가, 이제는 보내고 없답니다.
하지만 그 구두 이후로는 그토록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구두는 없게 되었네요.
지금 그 구두는 없지만, 제 마음에는 이런식으로 살아있습니다.
아.. 그녀석한테 이름이라도 붙여줄 걸 그랬나봐요.
20151102 2036
분홍천 -옛시계, 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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