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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연한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15
씻는 중에 전화가 왔다.
'원을 밖으로 밀어서 전화를 받습니다.'
물기때문에 전화가 받아지질 않았다.
급히 수건에 손을 말렸다. 전화가 끊어졌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여러차례 원밖으로 밀어보았지만 빨간색 수화기 버튼은 이동도 없이 제자리서 너울대기먀 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꼭 받아야하는, 타임어택 같은 전화였기에
비누칠한 상태로 손만 말리고 전화기 울리길 기다렸다. 비누거품이 폭폭 터지며 죽어간다.
네번의 전화 시도, 부재, 다섯번째 울리는 벨.
가까스로 6분을 남기고 전화는 연결되었다.
샤워할때 머리에 거품칠을 해놓은 상태로 몸을 씻는 습관 때문에 터져서 녹아내리는 샴푸거품이 눈골로, 입골로 흘러들었다.
눈을 꼭 감았다. 다물 수 없는 입으로 들어가는 세정제를 불어내며 가까스로 통화를 마쳤다.
통화종료를 하기위해 아무렇게나 눌렀고 띠-하며 종료음이 들리자 나는 마구 눌러대던 것을 멈췄다.
샤워하고 물기를 닦고 시간을 보려고 폰을 내려다보니 내 얼굴이 비쳤다.
그 뒤로 온기가 가득찬 불빛이 들어섰다.
오늘, 우연히 카메라가 켜지있고 카메라가 비추는 내 공간의 색다른 모습을 보았다.2016031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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