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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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光火聞-추위는 갈 데가 없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12
가만가만히 귀를 기울여도 라디오 방송은 들렸다가 말았다가 아직은 저녁이 이른지라 앞에 선이의 앞섶은 향기를 내고 바람 없이 부는 추위에 달리는 바퀴도 잔뜩 움츠러 덜컹이는데 광화문 광장에 벌써 모인 사람들은 손마다손마다 가득가득 내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어두워졌다 다시 붉어졌다 어두워졌다 눈이 시려서 질끈 감고 있다가 다시 창밖을 내려다본다. 봄은 깨지는 얼음의 나른한 고통 여름은 타드는 잎새의 싱그러운 상처 가을은 자신을 허무는 나무의 소란한 고독 겨울은 추위에 사르는 노을의 스며드는 비명이다. 그러나 누가 그리고 누가 그들의 침묵하는 외침을 듣는가 광화문에서 내린 만큼 오른 사람들이 홍대에서 내린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 아직은 깊은 밤이 이르지만 앞에 선 이의 온몸은 흥기운을 돋고 창밖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