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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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바람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0. 11:22
사람들은 고요한 날이 좋다고 하지만 나는 거세게 부는 바람이 좋다. 손 끝 시림이 쏘르르 저리고 뽀얀 두 볼이 빠알가하게 터지는 날 나의 날개를 움직이는 것은 오직 따가운 바람 뿐이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눈물이 흐르고 꿋꿋하면 등이 굽지만 나는 바람의 침묵이 오히려 두렵다. 나의 바람, 나의 바람이 오직 하나라면 그것은 멈추지 않는 바람 오직 날개를 소리 내는 것은 나의 뜨거운 바람 뿐이다. 20151113 1548. 강의 중간 쉬는 시간에 사진을 보며. ---------------------------------------- 바람은 불어오기도 하고, 제자리서 일기도 한다. 어떻게 형성되어 오든간에 확신할 수 있는 하나는, 움지이지 않는 바람은 없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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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씨] 다음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써볼까요? 그날 밤 누군가 우리집을 찾아왔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0. 10:55
그날 밤 누군가 우리집을 찾아왔다. 나는 숨을 죽이고 가만히 문을 주시했다. 밖은 스르렁 대는 바람만이 창문으로 나를 들여다 볼 뿐이었다. 아무도 찾을 사람이 없는 이곳에 온 자는 누구일까? 초를 세분하여 맥을 짚어봐도 딱히 짚히는 자가 없었다. 똑똑...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어쨌거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잠든 시간인 새벽에 내 집을 방문했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더욱 숨을 죽였다. 불은 모두 꺼져 있었으나 나의 눈빛이 밖으로 샐까 두려워 눈을 감고 고개를 수그렸다. 어떻게 밤이 물러갔는지 알 수 없다. 내 두 눈은 너무 오랜 시간 꼭 감았던 탓에 눈 주위가 검은 빛을 띄고 있었다. 밤 새 문을 두드리던 낯선 자는 누구였을까? 그 자는 아무 말도 없이 문을 두드리다가 미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