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채소
-
[생각과수필] 아빠의 뒤란 샐러드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2. 15:51
지난 주 금요일 밤. 아빠가 늦은 시각에 우리집엘 오셨다. 손에는 배추 한 통만한 크기에 신문으로 둘둘 말은 무엇인가가 투박스레 들려있었다. "아빠, 연락도 없이 어쩐일이야?" 아빠는 나를 흘끗 보시고는 그 특유의 매력적인, 하회탈보다 더욱 하회탈스럽게 온 얼굴에 쫘악 주름을 만들며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활짝, 그리고 멋쩍은듯이 살콤 혀를 내보이고 웃으셨다. "아이, 기지배야. 아빠가 딸네 오는데 연락하고 와야돼?" 현관에 서서 자유로운 오른 손가락으로 내 코를 꿰어 떼며 더욱 활짝 웃으셨다. 아빠는 한숨 크게 돌리시더니 내게 왼손에 들린 그 투박한 신문지에 둘둘 만 것을 내미셨다. "그거, 상추랑 겨자잎이랑 케일이랑 비타민채랑 그 뭐라드라 느이 엄마가 뭐라고 했는데. . . 아무튼 그거야."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