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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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나희덕, 그녀에게더리뷰/보고 2019. 8. 27. 07:57
며칠 전, 서점에서 사려고 적어놓은 예비 목록을 잔뜩 꺼내와 몇군데씩 읽어보며 나를 미소 짓게 하거나 공감하게 하여 고개가 끄덕여지거나 생각을 더 하게 만드는 시집 여러 권을 사왔다. 이것도 그 중 한 권. 시인이 같은 여성이고 어쩌면 지금 내 아픈 마음이 이미 그녀도 느껴온 과정 중 하나라 그녀의 시 속에 녹아 있지 않을까 싶어 선택했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푸른 밤 中 책은 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그림들과 함께 붙여져 있다. 같은 여자라면 특히나 더욱 끄덕여질 부분들이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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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개] 마리A.의 기억 - 베르톨드 브레히트(Bertolt Brecht)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1:45
지금 읽기 딱 좋은 노래 가사같은 시 한 편. 아니 오늘 낮같은 날씨에 하늘을 보며 읽기에 좋은. (내 맘대로 일부는 빼버림-_-) -마리A.의 기억- 푸른 9월 어느날, 말없이 나는 어린 자두나무 아래 그녀를 안았네. 꺼지면 안 될 꿈처럼 창백하고 조용한 나의 사랑을. 머리 위로는 빛나는 여름 하늘 아득히 높이 새하얀 구름 한 점 내 눈에 오래 머무르나 싶더니 다시 올려 보았을 때는 어느새 사라지고, 거기에 없었네. 그날 이후로 많고 많은 날들이 말없이 흘러왔다 흘러갔다네. 자두나무는 땔감이 되었을 테지. 그 애인은요 하고 누가 물으면 나는 기억이 안난다고 대답하리. (중략) 그날 거기에 구름이 없었더라면 나는 그녀의 키스마저 잊었겠지만 그 구름은 언제나 기억날테니 하얀 눈처럼 흘러흘러 날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