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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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지움카테고리 없음 2019. 7. 15. 17:52
어떤 것을 완벽하게 지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버려둔다. 어느 때는 가만보면, 나는 애써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잊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난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별 쓸 데도 없으면서 시간을 소비해가며 그것에 대한 잔상을 찾는다. 그러나 이상하게 찾고 나면 다시 무심해진다. 지우지는 않지만, 넘어가고 덮어버린다. 잊지 않은 데에 안도하는 것일까? 오늘은 생각지도 않게, 완전하게 내 현실에서 지워져버린 사진을 찾느라 애쓰다가 잊고 있던 과거의 사진을 만났다. 나는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았지만 이미 봐버렸고, 봐버렸으나 스크롤 내리기를 멈추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이미 내 마음에 들어와버려서 나가질 않는다. 그렇다고 애써 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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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팔짱끼는 걸 싫어하는 이유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1. 15:42
언제부터 팔짱끼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팔짱을 끼는 게 손을 잡는 것 보다 더욱 좋다는 사람에게 격한 거부감을 나타낸건 왜일까? 호주머니에 손을 구겨넣은 모습을 극도로 싫어하며 팔짱을 끼지 않은건 왜일까? 그냥 원하는대로 해줄 수 있었건만 대체 왜 이다지도 팔짱 끼기를 싫어하게 됐는지 생각해볼수록 의문이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두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게 너무나 방어적이고 벽을 친 기분이라고 했다. 팔짱을 끼는 것은 매우 일방적인 느낌이라고 했다. 그 사람은 내게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은 버릇일 뿐이라고 했다. 손깍지를 끼는 것은 자신의 손에 땀이 많아서 느낌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 사람은 이유가 분명했건만, 나는 그 사람을 밀치고 '그럼 각자 걸어!' 라고 외쳤다. 그러자 그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