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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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제 부어야 예쁜 나이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51
캐나다로 떠난 동생과 오랜만에 얘기를 하며 요즘 살이 많이 쪘다고 했다. 남들은 봄이 되면 입맛도 없다는데 나는 왜이렇게 입맛이 좋냐며 내 근황을 이것저것 보여주었다. 그리고 찐 살에 대해 사진 둘을 보내주니 하는 말이 "얼굴 부은게 더 낫다." 란다.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는 부어야 나은 나이인가보다. 누워서 얼굴이 판판히 펴져서 그런가. 아니면 카메라에 있는 자동 뽀샵 때문인가. 어쨌거나 같은 날 미세먼지 '매우 나쁨'을 보고도 샤워하러 나간 날 201604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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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골목길 봄의 단상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39
오늘 점심 먹고, 평소 안지나던 비좁은 골목길로 왔다. 비좁은 골목길 어느집 대문에는 강아지가 코를 바짝대고 꼬리를 흔들었다. 그 옆에는 잔뜩 오므려 폭죽처럼 터질 준비를 하는 민들레가 있었다. "어머, 이것 좀 보세요. 조금 지나면 퐁~퐁~ 별천지겠다." 호들갑을 떨자 강아지가 짖었다. 다시 생각해도 좋은 오후였다. 나는 반쯤은 날아간 이 민들레 갓털의 모습이 완전한 구를 이룬 때보다 좋다. 그들은 너무 질서 정연해서 감히 내가 범할 수 없는, 너무도 우주적인 모습이라 감탄할 뿐이다. 반쯤 갓털이 날아간 민들레는 마지막 남은 앞니까지 손으로 혀로 흔들흔들 빼어 지붕위로 힘껏 던지고 새 이를 달라고 소원을 빌며 지붕께로 얼굴을 들어 헤벌쭉 웃는 딱 그나이쯤의 어린아이 같달까. 그래서 늘 나는 이제 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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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개새끼는 왜 주로 남자에게 쓸까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6. 11:26
오늘 '개새끼'의 '개'가 멍멍개가 아니란 얘기를 해주며 혹시 이 욕이 사전에 등재되어있나 궁금해 찾아보았다. 등재되어 있다. 사전상 의미가 '어떤 사람을 좋지 않게 여겨 욕하여 이르는 말, 주로 남자에게 이른다.'이다. 아니 근데 왜 주로 남자한테만 할까?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물어보자 하는 말들이 욕먹을 짓을 주로 남자가 하니까 강아지도 커서 애미애비를 못알아보니까 남자는 염색체부터 불순하기 때문에 란다. 근데 진짜 왜 남자에게 주로 쓸까? 201604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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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금 글을 쓸 수 없는 까닭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24
현재 시각 23시 46분. 바쁜 중에도 틈날때마다 끄적인 것들을 다복다복 사색할 여유가 없어 매번 아쉬워했다. "오늘은 의자에 앉아 생각 좀 하고, 정리도 좀 하고, 하나라도 글로 남겨둬야지." 라고 다짐하고 집에 왔건만.. 집에 들어오자 마자 옷을 갈아입고 의자에 앉아서 나는 너무 졸립기만하다. 이건 선잠을 잤기 때문이다. 선잠은 저녁에 커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커피는 카페인이 가득 하다. 그런데 알면서도 마셨다. 마시고 싶다는 생각 외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건 그 전날 매우 무리 했기 때문이었고, 그 순간도 무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전날 무리 한 것은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쉬지 못한건 할일이 있었던 탓이다. 할일이 있던 것은 내가 만든 것이다. 나는 그 일을 좋아한다. 그 일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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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고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16
16년을 운전하면서 처음으로 내 과실이 크다는 생각이 드는 사고를 냈다.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고, 퇴근 직전에 마음이 매우 무거운 일이 생겨 운전중에 나도 모르게 딴 생각을 깊이 한 것 같다. 운전하고 2분만에, 골목에서. 난 사람이 아닌것에 감사부터했다. 아, 왜이랬지 싶으면서도 정신은 계속 딴데 가있고, 죄송하다고 계속 고개를 조아리면서도 눈은 초점이 없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상대 운전자는 마음씨 좋은 분이었다. 대략 과실은 쌍방으로 비슷하게 처리될 것 같았지만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오늘은 나 같은 사람이 많았나보다. 집으로 오는데 나 알채 다섯번의 사고를 봤다. 마지막 사고로 도로에 정차한 두 차를 봤을 땐 피식 웃기까지 했다. 내참, 무슨 심보람. 그 덕에 기분은 약간 좋아졌다. 그런데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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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연한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15
씻는 중에 전화가 왔다. '원을 밖으로 밀어서 전화를 받습니다.' 물기때문에 전화가 받아지질 않았다. 급히 수건에 손을 말렸다. 전화가 끊어졌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여러차례 원밖으로 밀어보았지만 빨간색 수화기 버튼은 이동도 없이 제자리서 너울대기먀 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꼭 받아야하는, 타임어택 같은 전화였기에 비누칠한 상태로 손만 말리고 전화기 울리길 기다렸다. 비누거품이 폭폭 터지며 죽어간다. 네번의 전화 시도, 부재, 다섯번째 울리는 벨. 가까스로 6분을 남기고 전화는 연결되었다. 샤워할때 머리에 거품칠을 해놓은 상태로 몸을 씻는 습관 때문에 터져서 녹아내리는 샴푸거품이 눈골로, 입골로 흘러들었다. 눈을 꼭 감았다. 다물 수 없는 입으로 들어가는 세정제를 불어내며 가까스로 통화를 마쳤다.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