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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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아빠의 짝사랑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0. 10:49
내가 '이혼'이란 단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때가 6살이었다. 그 당시 내가 본 엄마는 매우 불행한 여자였고, 그래서 엄마에게 아빠와 이혼할 것을 권했다. 아울러 동생은 내가 책임지고 잘 보살필테니 걱정하지 말고 엄마의 삶을 살라고 말했다. 그런 것으로 보아 나는 '이혼'이란 단어를 매우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나는 어릴때부터 아버지를 미워하고 싫어하다가 나이를 먹고 서른이 좀 넘었을 무렵, 아버지가 실직을 했다. 아빠는 자신의 골방에서 문을 등지고 돌아앉아 어깨와 등을 구부정해서는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 등이 너무 작고 초라해보여 나도 모르게 아버지의 등을 끌어안았다. 그 뒤부터 아빠를 조금은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어쩌면 연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후에도 나는 암코양이 마냥 앞발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