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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미역귀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0. 14:13
나의 간식 미역귀.
책상에 앉아 미역귀를 뜯으며 생각했다.
한낱 말린 미역귀를 씹을 때도 가장 맛있는
방법으로 살그머니, 그 맛을 음미하며 씹는데...밖에 내리는 비 하나도 벽에 부딪힐 때 나는 소리며,
유리창에 흐를 때 나는 소리며, 낙엽 위에 구를 때 나는 소리며,
아스팔트 곤두박질 하는 소리며 모두가 오란오란 하는 그 소리를 살포기 귀 이고 듣는데...
차를 한잔 마실 때에도 손을 대 보고, 시간을 재고, 가장 향이 좋을 때,
우선 향부터 흠뻑 마신 후 약간 모자란 한모금 입에 물고 코를 불어 다시 향을 느끼고,
살며시 목구멍으로 넘기며 목을 타고 넘어갈 때 열기와 함께 올라오는 향을 눈감아 느끼고
마지막으로, 입에 남아 감도는 여운을 즐기는데...
어째서 사람한테 만큼은.
아니, 어째서 사람들 만큼은.
그도 아니, 어째서 사람사이 만큼은.
20151116 2205.
저녁 먹고 입이 심심해서 미역귀를 뜯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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