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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지나간 계절 (부제, 봄날의 다짐)
    카테고리 없음 2019. 7. 15. 17:37

    비가 여러차례 내리는 동안
    목눈이 트고
    꽃잎이 피고
    나비가 깨어도

    나는 눈을 뜰 수가 없다.

    사람들 저마다 봄을 맞는 동안
    우리집 마당에는 홍매화가 피었다 지고
    목련의 수려함도 수그러들고
    이내 벚꽃이 활짝 피었건만

    나는 앞에 두고도 볼 수가 없다.

    두 눈을 뜨면
    가까스로 붙잡아 두었던 모습이
    꽃잎에 물들어 바래질까

    두 손을 펴면
    꼭 쥐고 놓지 않던 마음이
    봄바람에 실려 날아갈까

    두 귀를 열면
    귓가를 맴돌던 속삭임이
    몽근허공에 아스라히 사라질까

    내 마음은 겨울이라
    바알간 우체통이 잘 어울리는데
    망설이는 동안 와버린 봄에는
    이 편지를 부칠 길이 없네

    뒤란 쪽문으로 떨어지는 햇살에
    어두워진, 장롱 속 상자 곁으로 나직이 놓아두고
    언제 부칠 수 있으련가 날짜를 세어본다

    겨울은 다시 올텐데
    지난 겨울은 아니 오겠네.

    20170407 1503
    교육 중 잠시 쉬는 시간에 벚꽃 사진을 보며.

    망설이다 시기를 놓치고 후회하는 일들이 더러 있다.
    최근 내가 찾던 어떤 것이 그러하다.
    아쉽고 안타까움에 오른 발을 구르며 후회를 하지만
    이미 늦은 때이다.
    지금은 놀기 좋을때라
    봄바람과 햇살과 연분홍 꽃잎들은 밖으로 나오기를 유혹하는데,
    지금은 이번 후회와 안타까움을 잊기 좋을 때이다.
    지난 기회는 놓쳤으나 다시 올 기회를 또 놓치는 일은 없어야겠다.
    시시때때로 점검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더 늦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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