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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오일장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59
어릴때만은 못하지만
아직도 오일장이 꽤 적잖게 열리는 곳.
예전처럼 수산물장시장, 채소청과시장, 동물시장, 묘목식물시장, 잡화시장, 육류시장, 약재시장 등이 모이모이 군집해서 들어선건 아니지만,
요새야 서울보다 아니 평소보다 신박한 물품이 있거나 값이 매우 싼것도 아닌 그냥 자질구레한것까지 소박소박 구석구석 자리잡고 있는 좌판들이지만,
그래도 오일장 구경은 늘 설렌다.
사람도 많고,
흥정도 하고,
오색깔 천막,
구수한 호객,
좁다란 통로,
뻥튀기 장사,
고소한 전집,
방앗간 기름,
비릿한 생선,
싱싱한 생물,
줄줄이 굴비,
색색이 옷감,
파릇한 묘목,
병아리 소리,
강아지 멍멍,
고양이 울음,
장사꾼 목청,
술안주 거리,
아이들 과자,
약쟁이 설명,
선거 유세꾼,
미용실 두건,
시끌벅적하고 생기넘치는 공간이어서 그럴까
어린애마냥 평소 관심없도 것까지 이것저것 구경하고 기웃거리고, 가짜 약쟁이 약설명도 듣고, 그러다 찝적거리며 이물건저물건 사서
집에 와보면
양손에 봉다리봉다리 검은 비닐봉투가 여나무개씩 가득 들어서
문고리도 비틀어 열 손이 남아있질 않다.
한번 장이 서면,
그냥 하루가 꼬빡 간다.
해가 뉘엿하게 쏘다니다 집에 들어와서
장본 짐을 내려놓고 주저 앉아 가만히 그것들을 보고있으면
나는 방금 마법에 홀려
이상한 세계 어디론가 빠져들었다가
엄청난 모험을 하고 온 기분이 든다.
딱 한여름 밤에 박진감 가득한 꿈을 한탕 꾸고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채 밝지않은 새벽녘에 방의 공간을
넋없이 보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나는 꼭
홀리고 만다.
사진, 201705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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