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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모모에 대한 고백텍스트/생각과시 2019. 4. 11. 12:33
우리 모모, 애칭 찔찔이
외근 중 아사 직전인 너를 구조해서 병원 치료하고
회복되면 입양 보내려다 사랑이 생겨 끌어안았던 녀석.
고마움때문이었을까
늘 다른 녀석들에게 양보하고 내개 혼나도 와서 부비고
내게 한없는 사랑을 주던 겁많던 녀석
무서우면 얼굴만 숨기고 없는척하던 귀여운 녀석
내가 끌어안아주거나 내 몸에 자기를 대고 있으면
가릉거리다 못해 침을 흘려 병인줄 알고 놀랐다가
의사가 너무 좋아해서 그런거라는 말에 너를 쓰다듬으며
마음 가득 소소했던 일.
많이 보고싶고 그립고, 그립고... 그리고.. 미안하고.
자리에 누우면 너의 앙증맞던 젤리발에서 느껴지는
사랑의 뜨거움이 아직도 팔에서 느껴지는 것 같다.
20150604 1825
모모야.. 우리 찔찔이..
보고싶다. 그리고 네게는 너무도 미안한게 많아서.. 네게는... 너의 그 마지막 눈빛을 잊을수가 없구나.
나는 아직도 이따금씩 너의 마지막 눈빛에 죄책감을 느끼고 미안함과 그리움과 가슴아픔이 피어난다.
너를 그때 그렇게 외면한 것에 대한 죄스러움.
너를 그때 좀 더 보듬지 못한 미안함
너를 그때 잘 보살필 수 없던 상황
너를 그때... 그때.. 더 사랑했더라면.
뿅뿅이가 갑작스레 간의 문제로 두달여간 투병 끝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는..
모모의 신장병이 갑자기 매우 심각해졌다.
모모는 아사직전일때 약, 5개월령에 구조하였는데
처음부터 신장이 약한 상태였다.
그러나 신경을 써서 관리해 준 덕분에 별 탈 없이 잘 지내다가..
뿅뿅이가 갑작스레.. 간이 붓는 질병에 걸려(당시 음식을 모두 거부하는 이유로 일찍 병원에 갔으나..
동물병원에서는 원인을 알지 못했다. 이에 의사의 지시대로 약을 먹이고 주사급여를 하고.. 일주일이 지나도 차도가 없고.. 내겐 끔찍한 기억이다.. 아직 생각해도 너무 화가난다.) 뿅뿅이에게 온 신경을 쓰다보니..
매일같은 야근과 뿅뿅이에게 쏟은 시간에 나도모르게 방치한 우리 찔찔이..
찔찔이는 그렇게 병이 깊어지고 있었다.
뿅뿅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내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사흘만에 소변을 제대로 볼 수 없어 고통스러워하던 찔찔이.
결국 너마저 병원행... 그 병원행은 갈수록 잦아졌고..
뿅뿅이에 이어 찔찔이까지.. 수백만원을 훨씬 넘는.. 내 반년치 월급이 병원비가 들어갔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찔찔이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늘 소변줄을 달고 살아야했고.. 늘 링거를 맞고 있었다.
내가 절망스러워하자 동물병원 담당의사는 제안을 했다.
고양이들이 잘 걸리는 질병을 연구하는 동물질병연구센터에
찔찔이를 임상시험 대상으로 보내자는 것이다.
일주일을 망설였고..
당시 남친은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했다.
그도 나만큼이나 찔찔이에 대한 애정이 컸으나.. 이미 우린 둘다 지쳐있었다.
찔찔아 미안해.
너를 마지막에 그 낯선 케이지에 담아 너를 그렇게 인도하는게 아니었어.
잔뜩 움츠린 몸으로.. 곧 눈물을 흘릴것 같은 두려운 눈으로
나를 애타게 부르며.. 나만 쳐다보며.. 울던 네 울음은..
야옹.. 야옹.. 이 아니라
제발.. 제발..
로 들리더구나..
차마 네가 떠나는 것을 볼 수가 없어서..
네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들으며 내가 먼저 등을 돌렸더랬지..
내 발걸음이 멀어질수록 너는 내게 못들은 걸까봐 그랬는지
더욱 크게 울어대서..
나는 아직도 그 마지막 울음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결국 너를 끝내 책임지지 못하고 보내서 정말 미안하다.
그곳이 어떨는지.. 의사가 지금 병원 정도의 불편함과 편안함이라고 했어도..
그 곳이 어떨는지..
나는 알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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