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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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그리움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1:54
그제 사 온 시집 중 한 권을 읽고 있는데 어느결에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그리움들이 곁을 찾았다. 그 그리움들에게 고한다. ------------------------------------------------- 어디에 살고 있는지, 지금 무얼 하고 있을지 알아도 대체 네 마음에는 무슨 일이 일고 있는지 알 길 없어 나는 오늘도 그리움을 하나 둘 밤하늘로 띄운다. 나도 모르게 여러 그리움들이 뇌리를 켜고 나면 풋한숨을 뱉어내고 도리질 치며 눈을 감아버린다. 어쩌면 나의 후회로 가득찬 한숨이 불어 불어가 내일은 네가 들이켤 한 줌, 숨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켜진 그리움이 짙은 하늘에 총총 박혀가 어둡게 고개 숙인 네 방을 밝혀 줄지도 모르겠다. 이러하든 저러하든, 어찌하든 다 좋다. 나의 이러한 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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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개] 마리A.의 기억 - 베르톨드 브레히트(Bertolt Brecht)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1:45
지금 읽기 딱 좋은 노래 가사같은 시 한 편. 아니 오늘 낮같은 날씨에 하늘을 보며 읽기에 좋은. (내 맘대로 일부는 빼버림-_-) -마리A.의 기억- 푸른 9월 어느날, 말없이 나는 어린 자두나무 아래 그녀를 안았네. 꺼지면 안 될 꿈처럼 창백하고 조용한 나의 사랑을. 머리 위로는 빛나는 여름 하늘 아득히 높이 새하얀 구름 한 점 내 눈에 오래 머무르나 싶더니 다시 올려 보았을 때는 어느새 사라지고, 거기에 없었네. 그날 이후로 많고 많은 날들이 말없이 흘러왔다 흘러갔다네. 자두나무는 땔감이 되었을 테지. 그 애인은요 하고 누가 물으면 나는 기억이 안난다고 대답하리. (중략) 그날 거기에 구름이 없었더라면 나는 그녀의 키스마저 잊었겠지만 그 구름은 언제나 기억날테니 하얀 눈처럼 흘러흘러 날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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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벌써 가을이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1:32
벌써 가을이다. 내 가까이에 머리를 쓰다듬던 하늘은 내게서 멀어져 푸르도록 차가운 마음을 남기고 내 옆에 있던 나무는 슬픔을 이길 길이 없어 풍성하던 잎을 눈물로 떨군다. 벌써 가을이다. 여름 햇살의 구애는 피할 길 없이 강렬한 눈빛으로 이글거렸고 햇살에 타버려 그림자가 된 줄만 알던 나무의 머리채는 돌바닥에 물들어 붉고 푸르고 노랗다. 벌써 가을이다. 내 앞에 찾아와 시끄럽게 떠들며 귀찮게 했던 여름 소리가 귓등에 울리자 한산한 바람이 추억으로 감아 기억의 끝으로 점점해 가고, 나는 벗어 던진 겉옷을 한겹 두 겹 채워 넣어 허전함과 바꾼다. 2014.08.31. 2105. 마지막 여름밤을 기하여. 벌써 8월이 끝났다. 아니 세시간이 남았다. 강렬한 여름의 상징, 시끌벅적한 여름의 상징 20대의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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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비가 오고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1:28
비가 그쳤습니다. 아직 멍글멍글 구름이 산산하지만 이도 곧 바람이 가무려가겠지요. 지금은 별빛이 사날하게 반짝입니다. 세찬 비에 수 없이 갈고 닦여 티를 벗고 세개의 눈을 시리게 할 겝니다. 20150911 1620 비가 그칠무렵 나는 새벽 하늘을 꿈처럼 헤매며. dr 그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프다. 어젯밤 꿈에 그를 보고 너무 놀라 새벽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고 부재를 보았을텐데 연락이 없었다. 오늘 아침 걱정이 되어 문자를 보냈으나 여전히 답이 없었다. 추가로 보낸 문자에 나중에서야 이석증으로 활동이 어렵다고 했다. 참 예민한 사람인데... 나, 일, 창작 모든것에서 쏟아진 고통을 견디기 힘들었을까? 어찌 되었든 빨리 좋아지기를... 부디 세찬 비를 맞은 별처럼 다듬어져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