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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벌써 가을이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1:32
벌써 가을이다.
내 가까이에 머리를 쓰다듬던 하늘은 내게서 멀어져
푸르도록 차가운 마음을 남기고
내 옆에 있던 나무는 슬픔을 이길 길이 없어
풍성하던 잎을 눈물로 떨군다.
벌써 가을이다.
여름 햇살의 구애는 피할 길 없이
강렬한 눈빛으로 이글거렸고
햇살에 타버려 그림자가 된 줄만 알던 나무의 머리채는
돌바닥에 물들어 붉고 푸르고 노랗다.
벌써 가을이다.
내 앞에 찾아와 시끄럽게 떠들며
귀찮게 했던 여름 소리가 귓등에 울리자
한산한 바람이 추억으로 감아
기억의 끝으로 점점해 가고,
나는 벗어 던진 겉옷을
한겹 두 겹 채워 넣어 허전함과 바꾼다.
2014.08.31. 2105.
마지막 여름밤을 기하여.
벌써 8월이 끝났다. 아니 세시간이 남았다.
강렬한 여름의 상징, 시끌벅적한 여름의 상징
20대의 활력을 가진 여름, 순수함과 열정과 솔직함을 가진 여름
그 여름을 대표하는 8월이 간다.아직 채 가기도 전에 가을이 와서 여름을 밀어내고 있다.
나는 아직 인사도 못했는데 내가 경황없이 시간을 쓰는 사이 여름은 떠밀려 떠나고 있다.어디 높은 언덕 끝에라도 올라가 흰 손수건 흔들며 작별인사를 전해야할까?
안녕 여름아~ 다시는 오지 않을 서른 다섯의 여름아.
추억 없이 너를 보내 미안하다. 안녕 여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