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에 아무렇게나 일어서서
얼굴을 빼곡 가리던 열손가락
하나 둘 셋 모두 펴내고
하늘 향해 빠꼼 내민다.
저마다 무슨 모양으로
여기 서있는지 묻지도 않고
언제 알았던 모양으로
어울어울 바람따라 잎새를 흔들어
옆으로 옆으로 어루어댄다.햇살이 붓질을 한번 한번 더해갈때마다
바람이 눈물을 한번 한번 닦아낼때마다
희게 노랗게 붉게 들었던 두 뺨도
그 시절이 못내 그리워 짙어져간다.20150914. 1848.
혜화동 가는길, 들국화를 보고.
'텍스트 > 생각과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소개] 거미 - 김수영 (0) 2019.07.05 [詩] 벌써 가을이다 (0) 2019.07.05 [詩] 비가 오고 (0) 2019.07.05 [詩] 끝여름 (0) 2019.07.04 [생각과수필] 모딜리아니전-영혼을 알 때 (0) 2019.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