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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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낭만에 대하여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5:20
낭만, 浪漫(물결낭, 흩어질만), Romance. 물결이 포말처럼 일었다가 순간 흩어지는 것이 바로 낭만이다. 어쩌면 낭만은 사전적 정의나 한자 각각의 뜻처럼 뜬구름 잡는 소리 일지도 모른다. 낭만은 나에게 행복감과 기쁨을 준다. 하지만 때로는 지독하게 싫을 정도로 큰 괴로움을 준다. 비포선셋에서 셀린느는 이렇게 말한다. "낭만, 낭만!!! 내게 더이상 낭만은 필요 없어요. 결국엔 괴로움만 남게 되니까..." 격하게 공감한다. 지금 나를 괴롭게 하는 것도 이 낭만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낭만을 갖고 살고 싶다. 좀 더 아름답게 이야기하고 좀 더 행복하게 생각하고 소소한 웃음에 크게 기쁨을 느끼면서... 때로는 괴로울지라도 그 마저도 낭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다고 낭만이 17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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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혼자 산다는 것과 결혼한다는 것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1:41
여자가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도 짝을 이루지 않고 혼자 산다는 것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무리에 끼어 술과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나는 조용히 경악 했다. 아니,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십대 중반의 여성이, 그 여성의 나이 전후의 남자들에게 받는 대우란.... 앞에서 보기에 역겹기 그지 없었다. 속으로 혼자 분노하며 나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혼, 그까짓 거 친구같은 애인 하나 두고 자유롭게 즐기며 살다가 나이가 들어 정말 외롭게 느껴질 때, 그때 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노골적인, 진심이 담긴, 성난 짐승같은, 더러운, 역겨운. 그 앞에서 노련한, 아무렇지 않은, 익숙한, 어쩔 수 없는. 그 독신녀의 모습이 십 년 뒤 쯤 내 모습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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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책읽기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4. 10. 01:12
페이지가 500을 웃도는 책을 지지부진 끌며 찔끔거리니 대체 남는게 없었다. 못해도 소주제 한 장(섹션) 단위로는 한번에 읽어야하는데 워낙 재미를 붙이기 힘든 주제이기도 하고 철학적 사유를 보태야하기에 특히나 지리했다. 오늘은 기필코 한 장 단위로 읽어보겠다 했다. 어쩌다보니 쉼 없이 한장을 모두 보았는데 두 장째 펼칠때 석양이 들어있음을 알아차렸다. 한시부터 읽은 것이건만 133페이지까지 읽는데 벌써 해가 뉘였거리는 것이었다.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창을통해 내 책에 노을빛을 뉘이고 바람을 일으켜 이파리를 반닥이며 책 위에서 흔들어대고 있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 노을지는 바다를 보러 나오라듯 말이다. 20151014 1755 대천 한화리조트내 카페에서 오늘의 햇살과 바다와 바다내음을 가무려온 바람이 책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