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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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지움카테고리 없음 2019. 7. 15. 17:52
어떤 것을 완벽하게 지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버려둔다. 어느 때는 가만보면, 나는 애써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잊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난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별 쓸 데도 없으면서 시간을 소비해가며 그것에 대한 잔상을 찾는다. 그러나 이상하게 찾고 나면 다시 무심해진다. 지우지는 않지만, 넘어가고 덮어버린다. 잊지 않은 데에 안도하는 것일까? 오늘은 생각지도 않게, 완전하게 내 현실에서 지워져버린 사진을 찾느라 애쓰다가 잊고 있던 과거의 사진을 만났다. 나는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았지만 이미 봐버렸고, 봐버렸으나 스크롤 내리기를 멈추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이미 내 마음에 들어와버려서 나가질 않는다. 그렇다고 애써 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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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마음에 생긴 아기집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21
"우린 무슨 사이야?" 이상하게도 이 물음 한마디에 마음에 생긴 아기집을 느끼게 돼요. 좋음이 사랑이 자리하는 아기집이요. 처음엔 너무 작고 티도 안나서 인지하지 못하다가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이 울렁거리며 설렘과 긴장이 느껴지죠. 시간이 흐를 수록 아기집은 점점 커지고 태동도 느껴지면, 어느 순간엔 숨도 쉴 수 없을만큼 벅차오르고, 어느 순간엔 마구 아프다가도 또 그 안에서 꾸물꾸물 잘 놀면서 행복을 주지요. 그러다가 마음에 점점 자라 커진 아기집이 남산만해져 때가 되면, 출산을 준비하듯 아프고 눈물이 나고 죽을것 같고... 그렇게 여러 복합 된 고통을 느끼면서 길고 힘들었던 출산의 여정이 끝나면, 내 마음의 배는 서서히 가라앉아 다시 들어가지요.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살아요. 가끔 산후통처럼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