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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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나와 어둠의 관계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2. 16:43
종종 사진을 보정하는데 보정하는 것은 대체로 밝기 조절이다. 오늘에서야 깨닫게 된 것이 나는 밝은 것 보다는 어두운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원본 사진이 못나서가 아니라 단지 지금 내 눈에 보이는 현상이 보다 어둡게 비춰지길 원하는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어둡고 그늘지고 음하게 만드는가보다. 아 대체 난 나를 점점 알수가 없다. 20160618 1643 도피문에서 나는 어둠과 대비되길 원하는 것인지 내가 어둠에 동질감을 느끼는 것인지 그래서 서로 다름에 위안을 얻기 위함인지 서로 닮음에 위로를 받기 위함인지 도통 내 속을 알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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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개 및 나만의 해설 : 나는 나를 잃지 않으려고 내 방에 어둠을 들였다.] 어두워진다는 것 - 나희덕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1. 15:19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죽음'을 떠올렸다. 제목으로 미루어 '어둠'은 죽음의 상징인 것이다. 하지만 그 죽음은 상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내가 만약 죽는다면'이라는 주제로 감수성 넘치던 중학교 2학년 때 썼던 글이 불현듯 생각났다. - 시 전문 - 5시 44분의 방이 5시 45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 채를 들여다보듯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멀리서 수원은사시나무 한그루가 쓰러지고 나무 껍질이 시들기 시작하는 것 시든 손등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 5시 45분에서 기억은 멈추어 있고 어둠은 더 깊어지지 않고 아무도 쓰러진 나무를 거두어가지 않는 것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뼈와 살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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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벽(壁)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7:20
내 머리는 백지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이외다 이제 나는 그곳에 가려하오 나는 의자를 가져가겠소 의자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겠소 나를 바라보는 벽이 내게 무어라고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지만 나는 가만히 지켜보겠소 그렇게 바라보며 생각한다면 반드시 알 수 있을거요 그 벽은 어둠을 먹고 있소 텅 빈 방 한가운데 앉은 내가 잘 보이도록 자신에게 어둠을 빨아들이고 있소 하지만 내게서 그는 보이지 않는다오 그래서 나는 두려움에 몸을 떨곤 하오 바라보면 한 없이 빨려들 듯 깊은 어둠에서 나는 무엇이든 알아내고자 허우적거리는 것 같단 말이오 맞소, 나는 그 벽에게 무엇이든 알아내려고 하오 그는 내 전신을 보고자 멀찍이 물러나있소 나는 그를 가까이서 보고자 했는데 그는 한발짝 물러나 깊은 어둠에 잠기며 나를 환히 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