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
[생각과수필] 보리굴비가 나를 울리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5. 15:57
원래 이런 맛이었던가. 그토록 꼬독거리며 나를 자극하던 맛이 아니었다. 하물며 쌉쌀하기까지 하다. 아... 또 그란 말인가. 별것도 없이 몇년 전 찍어두었던 한강 야경 사진을 찾아보다 갑작스레 확연히 떠오른 그 말이다. 그는 보리굴비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저 같이 먹고 있고 둘다 마주보며 맛있어 했던, 그 자체가 행복했던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축축하고 비리고 씁쓸하기까지 한 부분을 자신이 재 놓고 먹고는 맛있어 하는 나를 보고 기뻐했던 것일까. 녹차물에 휭겨진 보리밥알이 수저로 퍼지질 않는다. 대체 난 그에게 얼마나 많은 배려를 받은 것일까. 가슴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더니 이내 쓴맛이 올라와 인상을 찌푸렸다. 붉어진 얼굴로 목구멍은 눅눅한 퍼걱거림에 꽉 막힌다. 시원하던 녹차물이 뜨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