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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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나는 거미줄이었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9. 18:58
봄기운이 채 다 밀리지 않은 듯한 지난 여름, 시골집에서의 일이다. 나는 봉당에 나와 양쪽으로 좌 순이, 우 포도를 두고 두 녀석과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엄마가 싸리 빗자루를 들고 오시더니 찬찬히 이 벽, 저 벽 살피는 것이었다. 내가 물었다. "엄마 뭐해?" 엄마는 여전히 빗자루를 꼬나쥔 채 벽 가까이 살피면서 혼잣말처럼 "어디서 거미줄을 봤는데..." 나는 그 말을 듣고 벌떡 일어서서 엄마 행동을 주시하며 "엄마,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데 엄마는 왜 떼?" 엄마는 어이가 없다는 듯 벽을 살피다 고개를 가로 꺾어 나를 쳐다보며 "얘는 웬 해꼬빠진 소리야~ 사람한테 들러붙으니까 떼지, 왜 떼?" 그 말을 듣고 나는 엄마한테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거미가 먹고 살라고 치는데, 엄마가 그거 떼면 거미가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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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왜 비가 온 직후에 풀향기가 더 진할까?텍스트/생각과시 2019. 7. 9. 18:56
숲길을 걷다가 갑작스레 내린 비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우리는 그대로 비를 맞았다. 젖은 모습 사이로 구름이 흩어지고 다시 해가 비쳤다. 우리는 서로의 꽃이 우스워 젖은 옷을 털며 웃었다. 어디서부터 흘러왔는지 가늠해보고 싶은 바람이 다가왔다. 깊은 가을이라 빗물위에 쌓이는 바람은 우리를 떨게 했다. 그래도, 숨을 깊게 쉬어야 한다. 이 바람은 숲의 숨을 몰아왔으니까. 내가 물었다. "아빠, 왜 비가 온 직후에 풀향기가 더 진한걸까?" 아빠는 내 물음에 잠시 멈추어 나무들을 올려보며 입을 우물거리다가 "글쎄, 그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면 소리가 나는 것 같은게 아닐까?"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잠시 아무말 없이 바라보다가 손을 잡고 다시 걸었다. 20151029. 1428. 제주 사려니숲길에서 아빠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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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상상품앗이 - 상대방 4문장으로 서술하기카테고리 없음 2019. 7. 5. 17:24
깊어가는 가을 하늘 같은 푸른 자켓은 빨간 가디건과 대조를 이루었다. 새벽에 내린 비를 빨아들인 나무 아래 흙처럼 짙은 낯색은, 조명 때문에 더욱 계절스럽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얀 종이 위에 열을 지은 다섯 손톱들이 발그스레한 표정으로 가느다란 손가락을 하나하나 머리에 이고 수줍어 한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숙이고 팔짱을 낀 채 눈을 깜빡인다. 20151024 1718 오픈컬리지 상상품앗이, 나누는 글쓰기 프로젝트 두번째 모임에서. 처음보는 상대방을 4문장으로 서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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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 프로젝트2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4. 10. 01:15
어제도 오픈컬리지에 갔고 오늘도 오픈컬리지에 갔었다. 어제는 새로운 프로젝트인 "노래에 말입히기" 즉, 가사 쓰는 프로젝트인데 꼭 배워보고 싶었던 것이다보니 늦었음에도 달려갔다. 아직 배운것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꽤 즐겁다. 어제 과제물을 해서 올려야함에도 나는 과제는 제쳐두고 알려준 곡에 나만의 가사를 붙여보는 짓을 하고 있었다. 이건 그 일부 ㅋㅋ 오늘 마저 쓰려고 했으나 오픈컬리지에서 늦게 나오는 바람에 그러긴 좀 어려울 듯 하다. (아 맞어, 내가 어제 이 음악 되게 익숙하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김광석의 미완성곡이란다.) 오늘은 쭉 해오던 프로젝트에 갔다. 다음 주가 마지막인데 마지막에 사진도 찍고 한다는데 가지 못하는게 아쉽다 ㅠㅠ 나도 사진박고 싶다고. 하지만 내겐 제주도가 기다린다 ㅎㅎ 아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