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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에겐 나쁜사람이다.
그래도 누군가,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주지 않을까
살이하기를 마흔에 다가가도록 나는
어떤이의 가슴에 꽃을 놓았던 적이 있는지
가만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심으로 그 자의 얼굴이 되어본 적이 있던지
가장 잘한다고 쓰는 글들을 꼭꼭 눌러 쓴 중에
후벼진 어느 속을 도닥도닥 도담은 날이 있을지
긴긴 밤이 희도록 간곡하게 담은 기도 속에
오롯이 나 아닌 한 사람이 있었는지
나는 누군가에겐 나쁜사람이다.
그래도 누군가, 내가 살며시 얹은 들꽃같은
향기를 맡았을까.
20160906 0136
'이건 나쁜짓이야'라고 계속 생각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