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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의 팔이
내 팔에 밀착되어도
따스한 온기에
그대로 두는 밤
천천히 걷다가
플라타너스 잎이 모인
보도블록 구석에 서면
바스락하게 미소짓는 밤
잔디밭에도 길 위에도
풀벌레도 사람들도
저마다 울리는 소리가
깨끗하고 고운 밤
어두운 지하도를 지나서
집 앞에 다다르기까지
소리없이 스며드는
외로움이 내것이 되는 밤
아무기척도 없는
방 문을 열고 백열등을 켜면
마음을 지피는 불빛이
이불처럼 덮히는 밤
20160906 1900
가을밤을 생각하다가
내 옆에 앉은 이의 팔이 내 팔에 닿았을 때
느껴진 것에서 아 진짜 가을이구나 했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