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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장마전야
    텍스트/생각과시 2019. 7. 4. 17:15

    장마 전야.
    씻고 더워서 공원에 나왔다.
    늦은 시각인데 아이들도, 아이들의 엄마들도
    그리고 할머니들도 이 밤의 시원한 열기를 흠뻑 즐긴다.

     

    그네 타는 두 여자 아이의 그네오름 소리
    동생만한 체구의 오빠와
    그 오빠를 쫓는 여동생의 꾸밈없는 웃음소리
    공놀이 하는 세 아이의 쿵쿵 발걸음 소리
    그리고 엄마들 할머니들 두런두런 수다소리

     

    장마전야.
    대수롭지 않게 소리가 맴맴맴 제자리를 돌아
    귀를 간지럽게 굴리고
    바람은 빙글빙글 사람 사이를 쓸며
    이아이에서 저아이로 저아이에서
    할머니에게로 그리고 내게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장마전야.
    오늘 밤은 춤을 춘다.
    바람이 한데 모아온 웃음이
    정성들여 입은 수묵담 벗은 달빛이
    사람들을 너울너울 춤추게한다.

     

    장마전야.
    내일은 잠이 올테니까
    지금 이 밤은 눈이 시리도록 반짝 뜬다.

     

     

    20150706 2256

    집앞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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