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
[일상] 사고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16
16년을 운전하면서 처음으로 내 과실이 크다는 생각이 드는 사고를 냈다.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고, 퇴근 직전에 마음이 매우 무거운 일이 생겨 운전중에 나도 모르게 딴 생각을 깊이 한 것 같다. 운전하고 2분만에, 골목에서. 난 사람이 아닌것에 감사부터했다. 아, 왜이랬지 싶으면서도 정신은 계속 딴데 가있고, 죄송하다고 계속 고개를 조아리면서도 눈은 초점이 없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상대 운전자는 마음씨 좋은 분이었다. 대략 과실은 쌍방으로 비슷하게 처리될 것 같았지만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오늘은 나 같은 사람이 많았나보다. 집으로 오는데 나 알채 다섯번의 사고를 봤다. 마지막 사고로 도로에 정차한 두 차를 봤을 땐 피식 웃기까지 했다. 내참, 무슨 심보람. 그 덕에 기분은 약간 좋아졌다. 그런데 오늘은..
-
[일상] 우연한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1:15
씻는 중에 전화가 왔다. '원을 밖으로 밀어서 전화를 받습니다.' 물기때문에 전화가 받아지질 않았다. 급히 수건에 손을 말렸다. 전화가 끊어졌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여러차례 원밖으로 밀어보았지만 빨간색 수화기 버튼은 이동도 없이 제자리서 너울대기먀 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꼭 받아야하는, 타임어택 같은 전화였기에 비누칠한 상태로 손만 말리고 전화기 울리길 기다렸다. 비누거품이 폭폭 터지며 죽어간다. 네번의 전화 시도, 부재, 다섯번째 울리는 벨. 가까스로 6분을 남기고 전화는 연결되었다. 샤워할때 머리에 거품칠을 해놓은 상태로 몸을 씻는 습관 때문에 터져서 녹아내리는 샴푸거품이 눈골로, 입골로 흘러들었다. 눈을 꼭 감았다. 다물 수 없는 입으로 들어가는 세정제를 불어내며 가까스로 통화를 마쳤다. 통..
-
[일상] 양배추씨 잎이 시들었어ㅠㅠ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5. 18:55
부산가는 아침까지 매우 싱싱했던 잎이 부산에서 올라오던 자정이 지난 밤 약간 처져있고 흐물거리는 느낌이 났다. 몇번 잎새를 만지며 왜 그런가 생각하다가 너무 피곤했기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잤다. 그리고 어젯밤, 모두 축 늘어져 생기가 사라졌다. 그 사이 연두빛 망울이었던 꽃은 노랗게 폈다. 하... 꼭 이 양배추가 우리 마음 같아서 안타깝다. 너는 양배추 잎이고, 나는 양배추 꽃이고.. 나는 이제 피는데 너는 이미 시들어버렸구나. 20160225 1138. 용쓰는 양배추씨의 슬픔. 연희동 집에서...
-
[일상] 강인한 생명력, 감동이야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5. 18:44
여유가 없어 이사를 하지 못하고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비운 집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양배추가 상해서 버리려고 꺼냈더니.... 헐!!!!! 싹이 났다. 하, 참ㅋㅋㅋㅋㅋ 숨 쉴 틈 없이 춥기만한 냉장고에 썩어버린 뿌리 속의 환경에서도 살겠다고 싹이 트고 올라왔다. 게다가 비닐봉투까지 뚫고!!!! 아... 이거 기특해서 어쩐담.... 버리질 못하겠다. 곰팡이 핀 속에서 용쓰고 올라온 뽀얗고 싱싱한 생명이 너무 기특해서.. 20160210 1225 연희동 집에서.
-
감기몸살, 아픈건 서럽고, 몸은 모과차로 달래고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4. 10. 01:28
아침부터 왜이렇게 목이 아프지 했다. 목감기가 오는 줄도 모르고 물만 연신 마셨다. 점점 더 아파지더니 저녁땐 침조차 삼키기 어렵다. 간신히 모임 끝나고 연희동으로 오는길엔 붙잡은 핸들에 기대어 쉬고 싶었다. 아. 감기몸살 오는가보구나. 아직은 안되는데... 푹 쉬질 못하는데... 집에 와서 종합 감기약 먹고 모과차를 끓여 마셨다. 동생도 없고 엄마아빠는 주무실테고... 어디 아프다고 말할 사람도 없네. 오늘따라 참 외롭다. 20160104 2358
-
동해, 새해의 해돋이를 담는 자들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4. 10. 01:26
동해 해돋이를 담는 사람들 서해가 고향인 나는 평생 동해의 해돋이를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동해 해돋이 사진을 찾아본 일도 없다. 동해 일출이 아름답다지만 그건 의미부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오늘 아침, 시댁이 동해인 아름대리가 사진을 보내왔다. 나는 지금 시각까지 늦잠을 잤다. 늦게 일어나 가장 먼저 보게 된 건 바로 동해일출 사진. 아. 잠이 덜깼나. 매우 아름답다. 사진임에도... 오늘은 1월 1일이다. 병甲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나는 올해 말에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기대되고 설레고 궁금하다. 올 한해도 잘지내보자! 20160101 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