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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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첫 눈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0. 15:45
첫 눈이 내렸다. 아침부터 포슬포슬 내리더니 점심이 지나서는 펑펑 내린다. 비가 오기 전날인 그제까지는 무르익은 가을이었는데 소설이라고 하니까 놀라서 급하게 달려왔나보다. 아직은, 아직은 올 때가 아니라면서도 반가움에 창가를 서성인다. 춥다고 춥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창문을 열고 올 해의 첫 눈을 구경하느라 발이 시린 것도 모른다. 아, 아직은 가을인데. 아직 11월은 조금 남았는데.. 그리고 창 아래 나무는 아직도 색색이 단풍인데. 나는 창고에 가서 히터를 꺼낸다. 그렇게 새로운 계절을 맞나보다. 20151126 1624 창가에서 바라본 첫 눈 내리는 풍경. 창 아래로 떨어지는 첫 눈송이들. 단풍이 아직도 노랗고 붉은데.. 참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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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모딜리아니전-영혼을 알 때텍스트/생각과시 2019. 7. 4. 17:38
어제 관람한 모딜리아니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대표작 몇 점이 빠졌지만 그래도 잘 알려진 그림 중에 황홀한 그림이 있어 나를 서성이게 하기엔 충분했다. 만지고싶고 갖고 싶은 욕구를 일게 했던 그 그림. 머리를 푼 채 누워있는 여인의 누드상. 은은한 붉은빛이 반복하여 파도친다. 다리와 몸통과 팔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거친데 매끄럽고 부드러운데 격렬하다. 예쁘다 라는 말을 스무번도 넘게 한 것 같다. 여성의 누드화가 이렇게까지 아름답고 예쁘다고 느껴 부끄러울 정도로 보고 또보고 하긴 처음이다. 오사카에 소장중이라니 꼭 다시 보러 가야지. 모딜리아니 그림중에 종종 눈동자가 있는 그림이 있다.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 때 당신의 눈동자를 그릴 것이다." 그는 진정 그들의 내면과 교감했을까? 이 말에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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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시선텍스트/생각과시 2019. 7. 4. 17:27
비가 그친 오후 커피를 사서 오던 길. 집 근처 아트클래스를 지나다 보니 어느 수강생의 작품이 탄산수에 들은 듯 하다. 건드리면 흩어져 버릴 여리한 빗방울들을 가만히 보니 그들에게는 다 똑같은 세상이 그러면서 짐짓 다른 시선이 담겨있다. 눈. 우리는 모두 눈으로 본다. 같은 눈으로 같은 곳을 담아 내지만 우리는 각자 다른 것을 본다. 아. . . 끝내 내리지 못하고 맺혀버린 애상의 작은 빗방울들 조차 서로 다른 시선을 가졌는데 사람의 큼직한 눈으로 같은 것을 담고 같은 마음으로 보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만약 나와 눈이 마주친 수없이 많은 빗방울 중 같은 시선이 있다면 해가 떠도 말라버리지 않도록 기꺼이 포말을 내어 무지개를 만드는 분수가 되고싶다. 20150726 2014 방배동 개인미술학원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