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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오후
커피를 사서 오던 길.
집 근처 아트클래스를 지나다 보니
어느 수강생의 작품이 탄산수에 들은 듯 하다.건드리면 흩어져 버릴
여리한 빗방울들을 가만히 보니
그들에게는 다 똑같은 세상이
그러면서 짐짓 다른 시선이 담겨있다.눈.
우리는 모두 눈으로 본다.
같은 눈으로 같은 곳을 담아 내지만
우리는 각자 다른 것을 본다.아. . .
끝내 내리지 못하고 맺혀버린
애상의 작은 빗방울들 조차
서로 다른 시선을 가졌는데사람의 큼직한 눈으로
같은 것을 담고 같은 마음으로
보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만약 나와 눈이 마주친
수없이 많은 빗방울 중 같은 시선이 있다면
해가 떠도 말라버리지 않도록기꺼이 포말을 내어 무지개를 만드는
분수가 되고싶다.
20150726 2014
방배동 개인미술학원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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