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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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텍스트/생각과시 2020. 7. 14. 02:26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는다... 다시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는다 . . .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는다... 다시. 이미 내 마음은 시작부터 정해져 있었음을, 그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나보다. 200623 기다아니다. -------------------------- 어제 등산로 입구에서 아카시아 잎을 보자 어릴적 했던 사소하지만 중요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 시절엔 누구나 한번 해봤을 듯한 행동. 나만 그랬을까? 누군가를 좋아 할 때 누군가를 잊어야 할 때 그리고 기다려야 할 때 그 때마다 확신이 없어서 했던 이 것은 이미 내 마음에 확신이 있었으나 그것을 끄집어 내고 싶었을 뿐으로 반복, 반복, 반복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다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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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쉬움, 어쩌면 벌써 그리움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5:58
문득 일년 뒤에는, 사년간의 길이 잠에서 깨듯 어렴풋한 꿈처럼 사라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칠십이고 육십이고 서른이고, 내 나이가 몇이고 그들의 나이가 몇이건 간에 나는 꿈속의 단편된 기억처럼 그들의 순수하고 맑게 활짝핀 웃음소리와 번쩍들고 흔들어 인사하던 손짓과 한없이 행복해보이는 한덩이 무리들의 몸짓만이 아스레 떠오를 것 같이. 20160725 2342. 시문학 수다를 떨고 아쉬움에 호프한잔을 하고 그들과 헤어져 횡단보도를 건너 학교의 주차장 가는 길 어두운 공원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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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이공일오년의 기억가정사/'일기'는 몰아서 쓰는 맛 2019. 7. 16. 15:14
1월 빼도박도 못할 딱 중반의 서른이 되는 달. 시골집 앞 너른 밭을 대출을 받아 계약서를 오가며 주고 받을 때의 두근 거림. 그래서 이젠 작은 집과 작은 땅이 갖추어진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서 보낼 노후가 꿈꿔지던 때. 2월 우왕좌왕하던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1학기 수강신청을 하던 달. 탈퇴한 동아리에서 아름아름 지냈던 동기들을 만나 기뻤던 달. 회사일로 매일 밤 늦게까지 야근하던 달. 3월 가장 아끼는 회사 동료가 결혼하던 달. 염려와는 다르게 지금까지 알콩달콩한 생활을 보며 다행이라고 여기지만 그때는 걱정과 우려로 진심어린 축복을 못했던 때. ----------------------------------------------- 위엔 12월 말일에 쓴 글이다. 아래는 이어 쓰려니 이젠, 1년밖에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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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지움카테고리 없음 2019. 7. 15. 17:52
어떤 것을 완벽하게 지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버려둔다. 어느 때는 가만보면, 나는 애써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잊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난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별 쓸 데도 없으면서 시간을 소비해가며 그것에 대한 잔상을 찾는다. 그러나 이상하게 찾고 나면 다시 무심해진다. 지우지는 않지만, 넘어가고 덮어버린다. 잊지 않은 데에 안도하는 것일까? 오늘은 생각지도 않게, 완전하게 내 현실에서 지워져버린 사진을 찾느라 애쓰다가 잊고 있던 과거의 사진을 만났다. 나는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았지만 이미 봐버렸고, 봐버렸으나 스크롤 내리기를 멈추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이미 내 마음에 들어와버려서 나가질 않는다. 그렇다고 애써 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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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송담 추어탕집 미꾸라지 튀김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2. 14:28
미꾸라지 튀김, 이걸 시켜놓고 보니, 10여년전까지 종종 들렀던, 아주 작고 허름한, 천장이 매우 낮아서 자연히 고개가 수그러지는, 단지 사갈 수만 있는, 반평 남짓한 공간에서, 허리가 구부정하고 어깨도 구부정하고, 작고 가냘픈 호호백발의 할머니가 만들던, 신기하리만치 놀랍도록 꼭 맞게, 청량고추 속에 쏙 박혀, 꼬리와 얼굴만 빠끔 보인 채 튀겨진, 바삭하고 고소한데 매운 맛이 돌아서, 느끼하지도 않아 계속 먹게 만들던, 그 때 그 곳의 미꾸라지 튀김이 생각난다. 우리집에 갈때면, 아빠가 좋아한다고, 같이 마실 술 안주 하겠다며, 꼭 들러 사가던, 지금은 어딘가에서, 누구의 남편으로, 딸 아이의 아빠로, 살고 있을 술 참 좋아하던, 그 사람이 생각난다. 봄이 되면, 앵두꽃이 바르르 떨어 피고, 개나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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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그때가 맞았어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1. 15:56
반토막난 집으로 이사를 하기위해 버릴 짐을 최대한 골라내며 이삿짐을 싸고 있었다. 20대부터 받은 여러 편지와, 엽서와, 버리지 못했던 선물들과 말라비틀어져 원래의 색상은 짐작도 가지 않는 최초의 꽃이 잡다하게 가득 든 상자가 이 집으로 이사오기 7년전에 포장해둔 그대로, 모서리마다 세월을 끌어안고 있었다. 꽃을 보며, 아 그래 이건 그날 나를 두시간이나 기다리며 샀던 꽃이었지. 기다리는 두시간이 설레고 기대돼서 즐겁기만 했다던 과장섞인 표현과 우쭐우쭐하거나 장난 가득할때 보이는 그 특유의 입모양이 되살아났다. 그래, 이래서 버릴 수 없는거야. 잊고 있던 기억도, 바래버린 추억도 다시 재생할 수 있는건 남겨진 무언가가 있을때 뿐이거든. 나는 다시 그 꽃을 상자에 넣었다. 상자속 작은 박스를 열자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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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죽음이 주는 용기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5:07
이런 프로젝트도 참 좋군요.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그분은 국어시간에 교과서 수업을 안하셨지요. 대신에 아이들한테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글을 쓰고 발표를 하게 하는 수업을 하셨어요. 그때 선생님이 우리에게 과제를 주셨는데 '너는 오늘 밤 열시에 죽는다. 이제 네게 남은 시간은 고작 8시간 뿐이다. 무엇이 생각나느냐? 무엇을 하고 싶으냐? 무엇을 할 것이냐? 그리고 무엇을 했느냐?' 라는 대략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과 유서를 쓰는 과제였죠. 우리는 다음 시간까지 그것을 쓰고 마지막에 자기 소감까지 한장 써가는 것이었는데 아, 학창시절이라 그런건지, 죽음이라는 것 때문인지 참...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에요. 그때 나의 행동과 글까지도요. 죽음은 강한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20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