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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불에 관하여
    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44

    오컬캠프 하셨나보군요?

    저는 불을 보고 있으면 가끔 넋을 잃는데, 그 이유는 단순함 때문이에요.

    그 단순함은 학재님 말씀처럼 '매개'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전달이 되어서 일까요?

    사람들 대부분은 불을 좋아하고 두려워하죠.

    불은 화려하고 악마같아요. 나를 마구마구 홀리거든요.

    그런데 가끔은 불이 참 부럽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단순함 어쩌면 순수함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혹은 순수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불이 이끄는 움직임 때문이죠.

    불은 주변을 뜨겁게 만들지만 그 불로 인해 뜨거워진 주변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찬' 곳으로 가요.

    자신과 다른 곳에 전혀 망설이 없이 가버리는 '뜨거움'.

    참 단순하지 않나요?

    참 순수하지 않나요?

    자신과 다른 것을 찾아서,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향해서, 자신의 사랑하는 것을 바라서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다른 생각도 없이 그것을 좋아하고 쫓아간다는 게 말예요.

    (그러니 저와는 다른 행동대장 같은 이 '불'이 부럽지 않을 수 없지요.)

     

    불은 어쩌면 스스로 이동할 수 없기에 '뜨거움'을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불은 자신의 열망을 터뜨려 주변 공기를 움직이게 하고 그 움직인 공기들이

    아직 뜨겁지 못한 곳으로 망설임없이 다가가 그들을 너그럽게 감싸 안죠.

    그러면 순식간에 그 차갑던 것들도 '따뜻'해져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그들도 '뜨거워'지죠.

     

    우리는 누구나가 불이 될 수도 있고, '찬'것이 될 수도 있어요.

    내가 '불'이 되느냐 '차가움'이 되느냐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확실한 것은 '불' 주변에 있으면 나도 '뜨거워'진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불은 스스로가 매개체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불은 화려한 악마가 맞는 것 같아요.

     

    20151207 0013.

    분홍천 -전달되는 것,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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