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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꽃샘추위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1. 15:52
윤달이라는 특별함이 없었더라면
숫자로, 공식적인 겨울의 끝을 알리는 2월 28일.
그 끝에 그간 품었던 아쉬움을 몽땅
쏟아내듯 아기 주먹만한 눈이 펑펑 내렸다.
같은 장소에서 찍었던 첫눈의 모습과 달리
세차고, 매섭고, 억세게 내리는 모습이
그것이 비록 계절일지라도
세월은 속일 수 없구나 싶었다.
시간의 속도를 따라가며 얻게 되는
쓰린 상처와 때탄 공기와 불순한 물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피부가 꼭 그렇듯이.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리라 믿기에
그것이 곧 물러나는 것임을 알고 있기에,
눈이 온다고, 예쁘다고 말하며
그치기까지 묵묵히 바라본다.
20160307 1829.
멍하니 있다가 딴짓하려고 켜든 폰앨범을 보고사진 20160228 1530, 방배동
꽃샘추위가 있던 날.
아래는 이번 겨울 첫눈 오던 날, 방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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