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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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관점의 변화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17
"책은 그대로 있다. 변한 것은 단지 책을 읽는 자신이다." 어린왕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어린왕자는 여러번 읽었지만, 또 읽을 가치가 있다고 했다. 어릴때, 20대 초반에, 30대 초반에, 그리고 지금까지 읽을 때마다 그에 대한 느낌도, 메시지도 너무 다르다고 말이다. 어린왕자 뿐이 아니라, 아이들이나 읽는다고 생각하는 동화책도 마찬가지라고.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책은 그대로 책일 뿐인데 그 책의 가치가 달라진 것은 나로 인한 것이었다. 내가 변했기 때문에 책의 가치도 달라진 것 뿐이었다. 결국 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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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송금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14
당신과 만난 이날은 쪽빛 한 술 듬뿍 넣은 우유 위로 얕은 먹구름 흩어지는 사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은 사붓사붓 흔들리는 슬바람이 솟구치는 뜨거움을 재우는 칠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은 거리거리 알 수 없는 발걸음에 하늘로 쏘아 올린 갈잎의 시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은 어둑히 조용해도 가만 귀를 들여야 눈발의 춤을 볼 수 있는 일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을 잊을 수 있는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것은 아직 못 다 부친 동전이 내 주머니에 남은 까닭으로 당신과 만날 이날은. 20170302 1954 방배 오컬에서 부채에 대해 생각하다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때까지 나는 둘 중 하나였다. 최선을 다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그런데 한번은 그러지 못해서 마음을 빚 진 때가 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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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光火聞-추위는 갈 데가 없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12
가만가만히 귀를 기울여도 라디오 방송은 들렸다가 말았다가 아직은 저녁이 이른지라 앞에 선이의 앞섶은 향기를 내고 바람 없이 부는 추위에 달리는 바퀴도 잔뜩 움츠러 덜컹이는데 광화문 광장에 벌써 모인 사람들은 손마다손마다 가득가득 내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어두워졌다 다시 붉어졌다 어두워졌다 눈이 시려서 질끈 감고 있다가 다시 창밖을 내려다본다. 봄은 깨지는 얼음의 나른한 고통 여름은 타드는 잎새의 싱그러운 상처 가을은 자신을 허무는 나무의 소란한 고독 겨울은 추위에 사르는 노을의 스며드는 비명이다. 그러나 누가 그리고 누가 그들의 침묵하는 외침을 듣는가 광화문에서 내린 만큼 오른 사람들이 홍대에서 내린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 아직은 깊은 밤이 이르지만 앞에 선 이의 온몸은 흥기운을 돋고 창밖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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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주정카테고리 없음 2019. 7. 15. 17:08
술을 진탕 마시고 둥둥 미끄러지는 기분은 갑자기 다가온 겨울 찬기가 불에 데인듯 이세상의 모든 소음이 아울거리는 웃음처럼 나는 방어벽을 꽉꽉 메우고 궁그런 구름속에 갇힌듯이 아무 형체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개미굴을 그저 스치며 구경하듯이 술운 진탕 마시고 갈지자가 가장 묘한 문자라며. 20162313 홍대역에 내려서. 임시 주차장 같은 책상들과 입때껏 본적 없는 인형극과 다른 세상처럼 들뜬 웃음과 관심없는 눈빛들이 난무한 시커먼 새빨간 것들이 잔뜩하고 무질서한데 나름의 규칙을 찾아보고 싶은이호선 개미굴을 갈 지자로 뻗어 나오며 이 글을 쓰는 건 단지 꼴보기 싫어서라고 앞을 보지도 않고 고개숙여 글만 치고 걷는 꼴이란 내 삶에 십할같은 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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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가을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6:56
낯선 이의 팔이 내 팔에 밀착되어도 따스한 온기에 그대로 두는 밤 천천히 걷다가 플라타너스 잎이 모인 보도블록 구석에 서면 바스락하게 미소짓는 밤 잔디밭에도 길 위에도 풀벌레도 사람들도 저마다 울리는 소리가 깨끗하고 고운 밤 어두운 지하도를 지나서 집 앞에 다다르기까지 소리없이 스며드는 외로움이 내것이 되는 밤 아무기척도 없는 방 문을 열고 백열등을 켜면 마음을 지피는 불빛이 이불처럼 덮히는 밤 20160906 1900 가을밤을 생각하다가 내 옆에 앉은 이의 팔이 내 팔에 닿았을 때 느껴진 것에서 아 진짜 가을이구나 했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