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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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하찮다고 여기는 벌레를 죽이는 행위의 끔찍함에 대하여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19
갑자기 개인 일화가 떠오르네요. 그 때 처음으로 '남자도 벌레를 무서워 한다.'는 사실을 알았죠. 어느날, 거미가 지나가는데 제가 넘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도망가며 애인에게 빨리 잡으라고 명령을 했죠. 저도 모르게 빨리 잡앗! 이라고 말예요. 애인도 놀라서 작은 눈을 토끼만하게 뜨며 절 쳐다봤어요. 한참 망설이다 그는 어디서 A4용지만한 종이를 찾아오더니 팔만 간신히 뻗어 거미를 스윽 떠내고 밖으로 내보내더랍니다. 저는 그 때, "아니 또 들어오라고 왜 안죽여?!"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가 말하길, "죽이는 건 끔찍한거자나." 라더군요. 그때 확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깨닫게 되기도 했어요. 어쩌면 그는 무서워서 못죽이고 저렇게 말 한 걸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에는 그의 말에 막 웃어넘겼는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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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사랑의 갑을 관계란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0. 15:59
"행복을 찾아서 길을 걷지 않았지 옳은 길을 걷다 보니 행복이 깃들었지 사랑을 구하려고 두리번거리지 않았지 사랑으로 살다 보니 사랑이 찾아왔지." 박노해의 시군요? 참 좋아하는 시인데ㅎ 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예전에 팔년 구개월을 만난 사람과 헤어질 때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덤덤? 조바심도 없었고 그냥 좀 더 사랑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죠. 그 사람을 만날 때 누군가가 물었어요. 그렇게 오래 만날 수 있는 비결이 뭐냐고. 그 질문을 받기 전까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적어도 저는 그 사람을 만나는 그 때까지도 설레고 기쁘기만 했으니까. 그 질문을 받고 가만 생각해보니, '사랑해서 누가 더 행복한가' 그 건, 저 자신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사람이 참 고마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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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혁명이란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0. 15:56
동심원의 사고로 본다면, 지금 나의 모든 것은 동심원의 가장 중심에 있어요. 하지만 그 동심원의 중심은 움직일 줄 모르죠. 그저 자기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힘만큼 파장을 내어 밖으로 몇 개의 원만을 조금 더 그려 낼 뿐입니다. 밖으로 그려진 몇개의 원을 사람으로 대체해보면 아마도 내게서 영향을 받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겠죠? 만약 원핵이 조금만 옆으로 이동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힘을 더 내는 것은 바라지 않고 말입니다.) 이동한 자리에서 퍼지는 것은 그 곳 물들에겐 새로운 파장이고, 그걸 보는 모든 것들에겐 새로운 물결이겠지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생각해요. 그렇기에 바로 개인 개인이 동심원의 원핵인 셈이지요. 원핵이 움직이지 않고 변화를 싫어한다면, 파장은 더이상 새롭지 않고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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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인연은 두 세계가 만나는 일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0. 15:42
말씀대로 우리가 만나는 것은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만나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세계들의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지요. 적대적 정상급들의 회담보다 어렵고, 칠석의 사랑보다 이루어지기 힘든 게 인연인 것이겠지요. 성을 떠나서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는 우주의 충돌이고, 새로운 은하가 생성되는 단초가 되어 그 효과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먼 훗날 돌이켜보며 깨닫게 될 일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영향이 지대할 것이란 것. 저는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 중요함이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과는 다릅니다. 현대의 인맥, 소위 '인적네트워크'라는 단어는 "필요에 의한, 영양가 있는"을 함의하고 있기에, 저는 인맥이란 말이나 인적 네트워크라는 말을 질색해요. 그냥 그 인연의 존재 자체로 내게 다가오는 영향이 좋습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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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매우 인간적인 것.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0. 15:39
많은 이들이 결심한지 오분 안에 돌아서요. ㅋㅋㅋㅋ 저는 좀전에도 매일같이 떡볶이를 먹은 제가 또 떡볶이를 찾길래 '안돼, 오늘은 몸에 좋은 뼈다귀 해장국을 먹자!' 라고 해놓고 일분도 지나지 않아 떡볶이 집으로 가고 있더랍니다. 이렇게 금세!!!!! 결심이 바뀐다고요 ㅋㅋㅋㅋ 그렇게 쉽게 결심이 무너지는 자신에게 미련 곰팅이라고요? 곰은 귀엽기라도 하다고요? 에이.. 곰은 매우 이중적인 동물이죠. 당신과 우리는 말초신경까지 단순하게 욕구에 따라 했을 뿐이에요. 우리가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건, 다른 건 몰라도 한 면 정도는 이중적인 교활함을 갖고 있지 않고, 욕구에 충실한 솔직한 사람들이며, 대하기에 매우 편한 사람이라는 것. 그렇기에 매우 인간적이라는 것. 20151122 0247. 분홍천 -미련곰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