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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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솔직해지기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47
저도 종종 그래요. 말실수라기보다는 지나쳤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아요. 너무 자기 주장이 강했던 건 아닐까? 너무 내 생각만 말한 건 아닐까? 그 사람의 의견이 무시당한 것 같아 기분나쁘진 않을까? 이런 것들요. 그러면 '아까 미안했어요. 내가 너무 지나쳤죠?'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럴 기회를 금세 놓쳐버리고 '아 어쩔 수 없지.'하면서 혼자 불편함을 갖고 있다가 말아버립니다. 그런데 참, 그 불편함이 그 사람을 다시 볼 때 또 일어난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쩔 땐 그 사람과 눈마주침을 피해버리기도 하고, 대충 인사하고 황급히 자리를 비켜서기도 하면서 '피함'으로 그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어린아이 같은 짓들을 하죠. 그러다가 아예 그 사람을 보지 않아도 좋은 곳으로 가버리거나 그 모임을 빠져버린다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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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불에 관하여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44
오컬캠프 하셨나보군요? 저는 불을 보고 있으면 가끔 넋을 잃는데, 그 이유는 단순함 때문이에요. 그 단순함은 학재님 말씀처럼 '매개'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전달이 되어서 일까요? 사람들 대부분은 불을 좋아하고 두려워하죠. 불은 화려하고 악마같아요. 나를 마구마구 홀리거든요. 그런데 가끔은 불이 참 부럽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단순함 어쩌면 순수함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혹은 순수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불이 이끄는 움직임 때문이죠. 불은 주변을 뜨겁게 만들지만 그 불로 인해 뜨거워진 주변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찬' 곳으로 가요. 자신과 다른 곳에 전혀 망설이 없이 가버리는 '뜨거움'. 참 단순하지 않나요? 참 순수하지 않나요? 자신과 다른 것을 찾아서,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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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결국은 스스로 모욕하는 일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42
결국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모욕하고 있는 거죠. 의도를 오해하는 건 나의 탓일까요? 오해하게 한 사람의 탓일까요? 같은 것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느끼는 건 당연한데, 사람들은 오해하고 모욕감을 느끼고 분노하고 슬퍼하죠. 참 신기하단 말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같은 실재를 다르게 관념하고 있다는 걸 아는데 말이죠. 왜 그럴까요? 결국 스스로 오해하고 스스로 모욕하고 하는 것이면서 그에 대한 화를 남에게 돌리는 것일 뿐. 참 신기하죠? 20151206 1056. 분홍천 -모욕의 사슬, 김*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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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괴물의 입김에 검게 그을리고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41
아.. 오늘도 분노하던 초국적 자본, 신자유주의. 있는 그대로를 지켜줄 순 없는건가.. 또 마음이 아프네요. 홍대 거리와 같이 괴물의 입김에 검게 죽어버린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죠. 경리단길도 삼청동도 가로수길도 부암동도 망원동도 그리고 최근에 서촌까지ㅠㅠ 이제는 나의 기억에 흐릿하게, 사진속에 바랜 채 남아있는 곳들. 그곳들은 이제 에덴 동산처럼 멀어진 과거에서 끄집어내는 기억이다 못해 대대로 물려받은 유전자의 기억처럼 아득한 시절 같은 느낌. 얼마전에 조용하고, 아늑하고, 자연과 교감하기 좋은 곳을 갔었어요. 아직은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그런 곳. 그래서 너무 소중하고,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그런 곳. 그런 곳이 알려지면 또 다칠까봐.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 망가지는 것은 자연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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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닮아간다는 것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36
닮아가게 만드는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꼭, 사랑해야만 닮아가는가. 닮아가기에 가장 효율적인 것이 사랑하는 것은 맞지만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 닮아가더라는 결론을 냈죠. 그래서 근주자적근묵자흑(近朱者赤 近墨者黑)이란 말도 있는게 아닐까 싶고요. 작은 세계에서도 어디에 있느냐, 어느편에 서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도 알게 모르게 그 곳의 분위기가 베어버리죠. 이곳에서 저는 생동하는 분위기에 저도 펄떡이게 되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저도 친절해지고, 자신을 자꾸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글 덕분에 '나를 들여다 봄'이 주는 묘하고 때로는 시큼텁텁한 기분을 좋아하지 않았던 제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닮아간다는 것은 그런 게 아닌가 해요. 이곳과 이곳 사람들 덕분에 저는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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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책의 빈 페이지의 용도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22
책마다 앞뒤로 빈페이지가 있고 '이 페이지는 사용하지 않음'으로 사용하지 않음을 알립니다. 저는 책마다 있는 사용되지 않은 빈 페이지를 늘 요긴하게 쓰곤 했는데.. 늘 궁금했어요. 왜 빈페이지가 앞뒤로 있는 것일까? 그러고 저 나름대로 이런 생각을 했지요. 이 책을 사는 주인을 위한 것이 아닐까? 그 빈 쪽에 내가 메모를 하든 낙서를 하든 아니면 학재님처럼 무언가를 채워주든, 주인이 책의 최고 앞쪽과 가장 뒤를 장식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거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어쨌거나 책이 처음 태어날 때는 다 똑같은 모양으로 나오지만 들려지는 이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니까요. 그래서 같은 책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20151102 2030. 분홍천 -이 페이지는 사용되지 않음,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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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마음에 생긴 아기집이티씨/내댓말들 2019. 7. 11. 11:21
"우린 무슨 사이야?" 이상하게도 이 물음 한마디에 마음에 생긴 아기집을 느끼게 돼요. 좋음이 사랑이 자리하는 아기집이요. 처음엔 너무 작고 티도 안나서 인지하지 못하다가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이 울렁거리며 설렘과 긴장이 느껴지죠. 시간이 흐를 수록 아기집은 점점 커지고 태동도 느껴지면, 어느 순간엔 숨도 쉴 수 없을만큼 벅차오르고, 어느 순간엔 마구 아프다가도 또 그 안에서 꾸물꾸물 잘 놀면서 행복을 주지요. 그러다가 마음에 점점 자라 커진 아기집이 남산만해져 때가 되면, 출산을 준비하듯 아프고 눈물이 나고 죽을것 같고... 그렇게 여러 복합 된 고통을 느끼면서 길고 힘들었던 출산의 여정이 끝나면, 내 마음의 배는 서서히 가라앉아 다시 들어가지요.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살아요. 가끔 산후통처럼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