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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검소(儉素)하라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46
민(民)을 사랑하는 근본은 절용(節用)에 있고, 절용의 근본은 검소(儉素)에 있다. 검소한 뒤에라야 청렴(淸廉)하고, 청렴한 뒤에라야 자애(慈愛)로울 것이니, 검소야말로 목민(牧民)하는 데 가장 먼저 힘써야 할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목민심서(牧民心書)의 12편 중 1편 부임(赴任)에 있는 한 구절이다. "사치스럽고 화려하면 싱긋 웃으며 '알 만하다.' 한다." 문득 이 구절이 생각난 것은, 지금이 대선 기간이기 때문인 것인지, 내가 태어난 이래로, 나라의 일이 평안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매번 대선이 있거나, 총선이 있거나, 보선이 있을때마다 이 구절을 빌어서 경고 하고 싶다. 거리의 아이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식자(識者)들은 더럽게 여기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어리석은 자는 학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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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수필] 관점의 변화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17
"책은 그대로 있다. 변한 것은 단지 책을 읽는 자신이다." 어린왕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어린왕자는 여러번 읽었지만, 또 읽을 가치가 있다고 했다. 어릴때, 20대 초반에, 30대 초반에, 그리고 지금까지 읽을 때마다 그에 대한 느낌도, 메시지도 너무 다르다고 말이다. 어린왕자 뿐이 아니라, 아이들이나 읽는다고 생각하는 동화책도 마찬가지라고.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책은 그대로 책일 뿐인데 그 책의 가치가 달라진 것은 나로 인한 것이었다. 내가 변했기 때문에 책의 가치도 달라진 것 뿐이었다. 결국 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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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송금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14
당신과 만난 이날은 쪽빛 한 술 듬뿍 넣은 우유 위로 얕은 먹구름 흩어지는 사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은 사붓사붓 흔들리는 슬바람이 솟구치는 뜨거움을 재우는 칠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은 거리거리 알 수 없는 발걸음에 하늘로 쏘아 올린 갈잎의 시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은 어둑히 조용해도 가만 귀를 들여야 눈발의 춤을 볼 수 있는 일월처럼 당신과 만난 이날을 잊을 수 있는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것은 아직 못 다 부친 동전이 내 주머니에 남은 까닭으로 당신과 만날 이날은. 20170302 1954 방배 오컬에서 부채에 대해 생각하다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때까지 나는 둘 중 하나였다. 최선을 다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그런데 한번은 그러지 못해서 마음을 빚 진 때가 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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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光火聞-추위는 갈 데가 없다텍스트/생각과시 2019. 7. 15. 17:12
가만가만히 귀를 기울여도 라디오 방송은 들렸다가 말았다가 아직은 저녁이 이른지라 앞에 선이의 앞섶은 향기를 내고 바람 없이 부는 추위에 달리는 바퀴도 잔뜩 움츠러 덜컹이는데 광화문 광장에 벌써 모인 사람들은 손마다손마다 가득가득 내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어두워졌다 다시 붉어졌다 어두워졌다 눈이 시려서 질끈 감고 있다가 다시 창밖을 내려다본다. 봄은 깨지는 얼음의 나른한 고통 여름은 타드는 잎새의 싱그러운 상처 가을은 자신을 허무는 나무의 소란한 고독 겨울은 추위에 사르는 노을의 스며드는 비명이다. 그러나 누가 그리고 누가 그들의 침묵하는 외침을 듣는가 광화문에서 내린 만큼 오른 사람들이 홍대에서 내린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 아직은 깊은 밤이 이르지만 앞에 선 이의 온몸은 흥기운을 돋고 창밖은 ..